재미있는 엄마

아이와 부모님과 함께 한 홋카이도 7박 8일_#2. 후라노, 비에이

꿀나르 2024. 11. 8. 17:09

 

 

 

 

아이와 부모님과 함께 한 홋카이도 7박 8일_#2. 후라노, 비에이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이 찾아오고, 드디어 방학이 시작되었다. 금요일에 방학식을 한 후, 토요일 출발. 아이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 오후 12시 비행기로 잡았다. 홋카이도는 보통 많이 가는 일본의 혼슈나 큐슈 도시보다 조금 더 거리가 있어 비행시간이 2시간 40분 정도 된다. 드디어 신치토세 공항에 착륙, 아이들과 부모님과 함께 하는 홋카이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산리오의 나라 일본 ㅎㅎ 신치토세 공항에서 기념샷

 

 

1. 렌터카 픽업

홋카이도 렌터카는 공항에서 셔틀을 타고 조금 나가야 있다. 렌터카를 타는 곳은 공항 안에 이정표로도 잘 나와 있고, 물어보아도 친절히 가르쳐 준다. 중요한 것은 셔틀을 타는 곳에서 꼭 '홋카이도렌트카'와 예약자 이름을 잘 확인하고 타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이 비슷한 다른 회사가 있어 하마터면 잘못 탈 뻔했다. 셔틀을 타면 어느 고즈넉한 동네의 렌트카 사무실까지 데려다 준다. 직원들이 모두 친절하고 서류를 숙지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차량 임대 계약서는 사진과 같이 한국어로 제공되기도 했다. 이후 차량 확인도 꼼꼼히 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HEP(홋카이도 고속도로 패스) 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주었다.

HEP는 8일을 이용하려면 8,400엔 + ETC 카드(하이패스 카드) 대여료 300엔으로 총 8,700엔을 내야 했다. 홋카이도 고속도로 요금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하루나 이틀에 한 번 긴 거리를 이동할 것이었고, 국도로 가는 루트도 꽤 있었다. 결국 비슷하거나 덜 냈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대여하고 편하게 ETC 전용 게이트로 빠져나가는 것도 좋았겠다 싶다.  

 

 

2. 후라노 숙소로

차를 렌트하니 5시쯤 되었고, 후라노 숙소를 향해 가는 길에 유바리 시를 지나갔다. 유바리 멜론을 팔면 사 먹고 싶었는데 5시가 지나자 동네 가게가 다 닫혀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후라노 숙소로 갔다. 후라노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유킨코 하우스'를 선택했다. 6인 이상이 숙박할 수 있는 큰 단층 집이었는데 마루바닥과 다다미 방, 침대방이 있었다. 공간이 넓고 깔끔해서 아이들도 부모님도 좋아했다. 

큰 일본식 단층 집. 종이접기와 그림 그리기를 할 수만 있다면 어디든 천국인 아이들

 

 

3. 후라노 팜 토미타

다음날은 비가 왔다... 쨍한 날씨에 빛을 발하는 후라노, 비에이 여행 날 비가 오다니. 너무 속상했지만 동네 카페에서 크로와상과 토스트로 여유있게 아침을 먹으며 비가 조금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팜 토미타로 향했다. 다행히 이동하여 차에서 내리니 비는 오지 않았다.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라벤더 밭은 정말 예뻤다. 그리고 정말... 꽃과 기념품 말고는 볼 것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라벤더 아이스크림과 멜론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한 줄에 500엔씩 하는 유바리멜론도 사주고..^^ 천천히 둘러보고 사진 찍고 나왔다.

팜 토미타. 예쁜 꽃밭과 보라색 컨셉들

 

4. 비에이에서 먹은 점심 (비에이 맛집 강추!)

이동하니 비가 와서 사계채의 언덕은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팜토미타보단 사계채의 언덕을 갈 걸 그랬다) 그리고 일본이 그렇지만 홋카이도도 역시 식당들이 브레이크타임이 많고 종료시간도 일렀다. 그래서 우선 비에이로 이동해 점심을 먹으러 갔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해 '키노리 나카마(구글맵에 Caferest Ki no li nakama)' 라는 곳을 갔는데 분위기도 좋고 너무 예쁘고 맛있었다! 카레,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했는데 특히 엄마가 고르신 콜드 파스타가 정말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너무 독특한데 탱글하고 산뜻한 맛이어서... 이 글을 보고 홋카이도 여행을 가시는 분이 있다면 꼭 드시라고 하고 싶다. 지금도 또 먹고 싶다.

 

5. 비에이 청의 호수 산책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비에이 청의 호수로 향했다. 날씨가 쨍하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흐린 날씨도 그런대로 운치있었다. 특히 홋카이도의 산에 구름과 안개가 낀 모습이 예뻤다. 청의 호수에도 사람은 많았지만 산책하기 나쁘지 않았다. 물 색깔이 어쩜 그렇게 예쁜지 그대로 앉아 물멍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허락해 주지 않았다...

비에이 청의호수에서... 합성같다.

 

6. 삿포로로 가는 길 만난 커피 장인의 집

삿포로로 이동하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 구글맵에서 찾고 우연히 들르게 된 커피 장인의 집도 꼭 기록하고 싶다. 구글맵에서 'Ehana Coffee Roastery'라는 곳인데, 그냥 도로 옆에 무심히 있는 아주 작은 커피집이었다. 정말 커피 파는 곳이 맞나 싶어 조심스레 들어갔는데, 너무 아담하고 아름다운 공간에 수많은 종류의 원두가 있었다. 원두를 고르고 계산을 했더니 사장님이 커피를 가지고 구석으로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으셨다. 그 자리에서 볶고 갈고 내려주는 커피 장인의 집이었던 것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너무 고즈넉하고 내부 인테리어도 귀엽고 편안했다. 비에이에서 삿포로로 이동한다면 제발 가세요.. 두번 가주세요...

Ehana Coffee Roastery

 

 

후라노, 비에이 투어를 마치고

날씨가 흐렸지만, 차에서 내릴 때 쯤이면 기가막히게 비가 그쳐 주어 그나마 꽃밭과 호수를 즐길 수 있었다. 어딜 보나 아름답고 예쁘고 평화로웠다. 날씨도 추울만큼 시원했고... 다음에 혹시라도 한번 더 간다면 꼭 파란 하늘에 사계채의 언덕을 보러 갈 거다. 그리고 콜드 파스타를 먹고... 에하나 커피 로스터리에서 가게 안에 앉아서 커피를 마셔야지. 이제 삿포로로 간다.